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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선전매체, 침묵 깨고 '개별관광' 첫 언급…북한 속내는

남북관계 풀 기회…北 공식입장 아니라는 의견도
통일부 "개별관광 정부 입장 동일…할말 없어"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2020-02-17 16:17 송고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삼지연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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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초부터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개별관광'에 대해 북한이 침묵을 깼다. 개별관광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로 전망하며 남북관계를 풀 수 있는 기회로 보는 분석과 함께 관영매체가 아닌 선전매체를 통한 의견으로 북한 내 공식입장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공존한다.

북한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지난 16일 '외세에 구걸하여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가' 제목의 기사에서 "남조선 당국이 외세에게 빌붙어 북남관계 문제를 풀어보려고 무던히도 분주탕을 피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와대 안보실 2차장을 비롯한 당국자들은 미국에 날아가서 '대북개별관광'과 관련한 모의판을 벌려 놓았다"며 "구태여 대양 건너 미국에 간다고 하여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가장 큰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도, 그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우리 민족"이라고 비판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1월 14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개별관광'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북한 관광은 제재에 저촉되지 않아 충분히 모색할 수 있다"고 언급했고, 이튿날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개별 관광(한국민 개인 차원의 북한 관광) 추진 등을 통해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같은 달 20일 통일부가 국제사회 대북제재를 피하는 3가지 방식(Δ이산가족 또는 비영리 사회단체의 금강산·개성 방문 Δ제3국을 통한 개별관광 Δ외국인 남북 연계관광)의 개별 관광 구상을 밝힌 이후에도 북한의 관영매체는 물론 선전매체도 '개별관광'에 대한 침묵을 유지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개별 관광에 대한 우리나라와 미국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여론을 살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기도 했다. 북한은 남측이 개별관광을 강행할지, 미국의 눈치를 보며 시간을 끌게 될지를 살펴보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그러다 약 40여일간의 침묵을 깨고 관련 개별관광에 대한 첫 반응이 나왔다. 그 사이 우리 정부는 대북공조 방안을 조율하는 실무협의체인 한미워킹그룹 회의를 지난 10일 열고 개별관광을 포함한 남북협력 사업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최종건 국가안보실 평화기획비서관이 최근 미국을 방문해 개별관광 문제 등에 대한 미국 측 입장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같은 북한의 보도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개별관광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가 없다는 점이다. 이번 보도에서 비난의 초점은 '미국에 의존하는 정책'이라는 점에 있다. 조선의 오늘은 "상전에게 가서 저들의 주제넘은 제안을 시시콜콜히 설명하면 그 무엇을 이룰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야 말로 외세의존, 친미사대에 쩌들대로 쩌든 매국노들만이 고안해낼 수 있는 발상"이라면서 "북남 관계문제, 민족문제에 외세가 끼여들 명분도, 자리도 없다"고 지적했다.

사실 이번 보도는 공식 담화나 관영 매체 보도가 아니라는 점에서 북한 당국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언론 통제가 심하게 이뤄지는 북한인 만큼 선전매체에서의 보도도 어느 정도의 영향력도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더불어 이 보도가 사실 북한이 우리나라에게 개별관광 자체에 대한 '긍정 신호'를 보내왔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이날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북한이 어저께(지난 16일) 난데없이 개별관광 이야기를 꺼냈다"면서 "대북 개별관광을 미국과 논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 것은 지금 (우리보고) 나오라고 하는 휘파람 소리"라고 주장했다. 이어 "적절하게 지금 우리가 찬스를 만들어 나갈 수가 있다"면서 남북관계에 물꼬를 틀 수 있는 시점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당장 개별관광에 대한 사업이 급물살을 타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북한이 국경을 닫아버리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운영까지 잠정 중단하며 북한이 바이러스 유입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내달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포함한 북미 상황도 변수다.

이 같은 북한의 첫 반응에 대북 주무부처인 통일부는 개별관광에 대한 입장은 변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개별관광에 대해서 정부의 입장은 지금까지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선전매체의 보도에 대해서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대북 주무부처인 통일부는 개별관광 문제가 협력사항이 아니라고 피력해 왔다. 통일부는 워킹그룹회의가 열린 당일 정례브리핑에서 개별관광 안건을 논의하는 것에 대해 "정부가 일관되게 밝혀온 것처럼 한미 간의 협력 사항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미국 측과 협조 차원에서 우리 정부의 입장은 설명한다"고 강조했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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