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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세 번째 P-CAB 신약 '자큐보' 등장…'2000억 시장' 3파전

제일약품, R&D 전문 '온코닉' 통해 신약 개발 성공
'큐제타스'·'온캡' 등 쌍둥이 약물 판매 전략 가동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2024-04-27 10:00 송고
제일약품 전경.(제일약품 제공)/뉴스1 © News1
제일약품 전경.(제일약품 제공)/뉴스1 © News1

제일약품이 연구개발(R&D) 전문 관계사 온코닉테라퓨틱스를 통해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자큐보' 개발에 성공했다. 자큐보는 올해 보험 급여 등재를 거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P-CAB 시장 진출 시 적응증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제일약품그룹은 자큐보 외에 '큐제타스'와 '온캡' 승인을 통해 쌍둥이 의약품 판매 전략을 가동할 방침이다.

◇제일약품 관계사 온코닉, 대한민국 37호 신약 '자큐보' 허가 획득
27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4일 제일약품의 관계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자체 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를 대한민국 37호 신약으로 허가했다.

자큐보는 위식도역류질환 등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에서 기존 PPI 계열 치료제를 대체하고 있는 차세대 P-CAB 계열 신약이다.

PPI 계열 약물은 지난 30여년 동안 위산 관련 질환 치료에 꾸준히 사용됐다. 느린 작용 시간과 불안정한 약제 상호 작용, 미미한 야간 산 분비 억제 효과 등 한계가 있다. 위산에 의한 활성화 과정이 필요해 아침 공복이나 식전에 복용해야 하는 등 복용 편의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P-CAB 계열 치료제는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 펌프와 칼륨 이온 결합을 방해해 위산이 분비되는 것을 경쟁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이다. 자큐보는 P-CAB 고유의 특성으로 위 내 산성 환경에서 안정적이고 위산에 의한 활성화가 필요하지 않으므로 즉각적인 효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PPI 계열 약물은 최대 발현 효과를 보이기까지 4~5일이 걸린다. 자큐보 등 P-CAB 계열 약물은 복용 즉시 효과를 볼 수 있다. 반감기가 길어 지속해서 위산 억제 작용이 나타나므로 야간 가슴쓰림 증상 완화에 PPI 계열 약물 대비 더 효과적이다. 산에 의한 활성화가 필요하지 않으므로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복용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급여 등재를 거쳐 연내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 국내 영업과 판매유통 파트너는 관계사인 제일약품이 맡아 진행할 예정이다.

◇자큐보, 세 번째 국산 P-CAB 계열 약물…적응증 경쟁 속도

자큐보는 국내에서 세 번째로 허가를 받은 국산 P-CAB 계열 신약이다. 자큐보 승인에 앞서 HK이노엔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 대웅제약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가 각각 허가를 받고 출시됐다.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점유율(단위 %).(HK이노엔 제공)/뉴스1 © News1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점유율(단위 %).(HK이노엔 제공)/뉴스1 © News1

케이캡과 펙수클루를 포함한 국내 주요 P-CAB 계열 약물 시장 규모는 2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케이캡은 2018년 7월 국산 신약 30호로 허가를 받은 이후 출시 2년 만에 국내 소화성궤양제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발매 3년 차인 2021년에는 단일품목 최초로 원외처방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1582억원 규모 처방액을 기록했다.

대웅제약 펙수클루는 약진하고 있다. 펙수클루는 지난 3월 기준 누적 처방액 833억원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발매 2년 차에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2위 자리에 올랐다. 대웅제약은 종근당과 손잡고 펙수클루를 공동판매하고 있다.

제일약품과 HK이노엔, 대웅제약 등은 적응증 확대를 통해 P-CAB 계열 약물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적응증 확대는 약물 처방이 가능한 질환 범위를 넓혀 매출 증대를 목표하는 방법이다.

자큐보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 적응증으로 승인됐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위궤양을 비롯한 추가 적응증 확대를 위해 자큐보 R&D에 속도를 내고 있다. 케이캡은 위식도역류질환 등 5개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위식도역류질환 적응증을 보유한 펙수클루의 적응증 확대를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제일약품, 큐제타스·온캡 등 쌍둥이 의약품 판매 전략도 가동

제일약품그룹은 신약으로 허가를 받은 자큐보 외에도 같은 성분에 기반을 두고 제일약품과 제일헬스사이언스를 통해 각각 '큐제타스', '온캡'을 승인받았다.

큐제타스와 온캡은 위임형 복제약(위임형 제네릭)이다. 위임형 제네릭은 오리지널 약물의 특허를 보유한 신약 개발사가 직접 또는 위탁생산 등을 통해 만든 제네릭 의약품이다. 이 제품은 오리지널 신약과 같은 제조시설에서 만들어 제품명만 달리하므로 쌍둥이 의약품으로도 불린다.

제일약품그룹의 각 기업이 오리지널 자큐보와 위임형 제네릭 큐제타스, 온캡 등을 시장에 출시할 시 의료기관 규모별 등에 따라 세분화한 영업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위임형 제네릭은 오리지널 약물에 대한 신뢰에 기반을 두고 시장에서 일반 제네릭에 비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국내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는 기존 PPI 계열 치료제 시장을 대체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적응증 확대로 확보한 제품 경쟁력과 영업력이 매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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