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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0번 확진부부 다녀간 병원·약국엔 적막…불안감 고조

서울대병원 제외하곤 모두 자택서 도보로 5~10분거리
전날 방역 마친 일부상가 영업도…"전염가능성 없어"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정지형 기자 | 2020-02-17 17:57 송고
강북서울외과내과 © 뉴스1 정지형 수습기자
강북서울외과내과 © 뉴스1 정지형 수습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9번째 확진자(82·남)와 30번째 확진자(68·여)의 동선이 공개된 17일 오후 해당 의원과 약국 앞에는 인적을 찾기 힘들었다. 환자들 대신 당분간 문을 닫겠다는 안내문이 출입구를 막아섰다. 

이날 질병관리본부 발표에 따르면 29번 환자는 증상이 5일부터 서울 종로에 위치한 신중호내과의원, 보람약국, 강북서울외과의원, 봄약국과 성북 고려대안암병원 응급실을 방문하고 이후 16일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29번 환자의 배우자인 30번 환자는 격리 전까지 서울대병원, 강북서울외과의원, 고대안암병원 등의 의료기관을 방문했다. 노부부는 모두 감기증상이 있어 인근 병원과 약국을 다녔지만 코로나19 확진 판정이 난 것은 각각 16일과 17일에 이르러서다.

이날 오후 3시쯤 29번과 30번 환자가 다녀간 강북서울외과의원은 문이 모두 닫힌 채 조명은 꺼져 있었다. 닫힌 병원 창문 너머로는 텅빈 회색 의자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평소 같으면 진료실 앞을 가득 채웠을 환자들은 이날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진료실 안에는 병원 관계자가 홀로 할 일을 하는 모양인지 문 틈으로 불빛이 새어나왔다. 코로나19 뉴스 소리가 병원을 채우고 있었다. 병원 화장실 앞에는 '코로나 확진자 방문이 확인된 관계로 휴진하오니 많은 양해 부탁드린다'는 공고가 붙어 있었다.
건물 관계자는 이날 오후 2시30분쯤 방역차량이 와서 방역을 하고 갔다고 전했다. 같은 건물 고층에서 사업장을 운영하는 회사 관계자들은 불안한 마음에 '조치를 제대로 취해야 한다''조치 상황을 알려달라'며 경찰 앞에서 고성을 질러댔다. 건물 앞, 사람은 드물었지만 불안감은 가득 퍼지고 있었다.

29번 환자가 방문한 종로 보람약국. 폐쇄된 상태. © 뉴스1 정지형 수습기자
29번 환자가 방문한 종로 보람약국. 폐쇄된 상태. © 뉴스1 정지형 수습기자

29번 환자가 방문했던 종로 보람약국과 신중호내과의원은 문이 닫혔다. 보람약국 앞에는 '내부 사정으로 24일까지 휴무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신중호내과의원 또한 17일부터 21일까지 휴진한다고 공지글을 부착했다. 둘 다 병원 앞과 거리에서 사람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보람약국 옆집인 통닭집 직원은 "오늘 와서 출근해서 점심 즈음에 여기가 코로나19 확진자가 왔다간 곳이라는 걸 알았다"며 "그 전에는 약국이 오늘 왜 닫은지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고 잘 몰랐다"고 어리둥절했다.

이들이 거쳐간 지역병원과 약국은 모두 동묘역 주변으로 29번·30번 노부부가 살았던 자택에서 도보로 5~10분거리에 있었다. 노부부가 살던 곳은 어르신들이 오랜 시간 살던 주택이 많아 이곳 병원과 약국도 어르신들이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고 인근 주민은 말했다. 몸이 좋지 않아 노부부가 들렀던 동네의 평범했던 병원과 약국이 이제는 방역을 해야하는 코로나19 관련 장소로 바뀌어버렸다.

29번 환자가 왔다 갔다던 종로 봄약국은 방역을 마친 후 이날 정상적으로 문을 열고 영업했다. 약국 관계자는 노부부가 왔던 것에 대해 안다면서 "두 분 다 마스크를 쓰고 왔었다"며 "저희는 너무 힘들다"고 사정을 토로했다. 방역을 마친 후 조심스럽게 영업을 하는 모습이었다. 약국에는 마스크를 낀 노인들이 약을 타고 있었다.

30번 환자가 8일 방문한 서울대병원 외래진료 공간인 대한외래 진료소는 폐쇄된 상태였다. 서울대병원 측은 "전날 30번 환자가 왔다갔다는 것을 인지한 직후 방역하고 바로 폐쇄했다"며 "해당 진료실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30번 환자와 접촉했던 의료진도 자가격리된 상태다.

질병관리본부(질본)측은 확진자들이 다녀간 사업장에 질본이 폐쇄조치를 내리지 않는 한 방역을 마친 후 영업을 해도 괜찮다고 밝혔다. 질본 관계자는 "방역 이후에는 전염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suhhyerim77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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